2023년 2월 20일 월요일
악인의 말로
브래이킹배드 시리즈에 나오는 주요인물들은 전부 범죄자다. 애초에 시리즈 자체가 그들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 일을하는 동안의 찰나의 성공 몰락을 담는 피카레스크 범죄물이기 떄문이다.
악인의 시점이고 그악인을 세세히 입체적으로 표현한 작품이기에 자칫하면 범죄미화로 전향될 수 있는 장르를 다뤘지만 브래이킹배드 시리즈 작품은 지극히 윤리와 기준을 지킨다. 오히려 말하자면 그자체(결국 악은 악 잘못은 돌아온다)가 시리즈 주 메세지라 생각한다.
오리지널 브레이킹베드의 주인공 월터 화이트 건부터 보자. 월터는 불쌍한 남자다. 굉장한 화학지식을 가졌지만 주위에 휘둘려 자신이 받아야할 마땅한 대접조차 못 받고 일개 화학교사로 살다 아무 이유없이 운 나쁘게 암 판정을 받는다. 노킹온 헤븐즈 도어의 주인공 마냥 해탈이 경지에 이르러 죽기전 막 살기로 결심한 월터는 최근 뉴스에서 보던 메탐페탈아민 제조에 몸을 담근다. 그러면서 제시 핑크맨이란 예전제자와 다시 조우한다.
월터의 행적을 차근차근 연대순으로 보면 월터가 점점 광기에 젖어가는 것과 목적을 잃는 것 진정한 범죄자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월터는 부정한다. 제시가 자기들은 범죄자라 했을 때도 월터는 전혀 아니라며 우리는 "나쁜놈들"이 아니라고 잡아뗀다. 일을 하면서 월터는 자신이 일을 시작한 목적(가족에게 죽기 전 돈을 마련한다)를 상기시키며 그 목적을 자신한다. 그러나 그 의미는 금방 변질된다. 점점 월터화이트가 아닌 하이젠베르그란 범죄자 페르소나에 잠식되가며 진정한 악한이 되갈 때, 당연히 돈 마련의 도가 지나치고(애초에 들인 순간 선넘이긴하지만) 진짜 선을 넘고 괴물이 됬을 때도 자신은 "착한인간"이고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는 사람"이라 자부한다.
당연히 월터가 시즌 3쯤 부터 보여준 행적을 생각해보면 월터의 발언이 개소리란 걸 알 수 있다. 결국 모든건 자신이 자유롭게 되고 억압되며 살던 시절을 벗어던지며 카타르시스를 얻는 과정을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이라는 그럴 듯한 틀에 포장한것에 불과하다.
월터가 초반에 머뭇거리고 안전을 중요시했다면, 하이젠베르그와 동화되고 나 후의 월터는 극악무도한 도박꾼이다. 사실 그런 모습이 시즌 피날레로 가면 장난 아니게 극대화가 되긴하지만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이미 시즌 1부터 투코란 거물을 상대로 폭파를 하질 않나 이미 여러모로 위험하게 산다.
그래서 그의 말로는 어떠한가. 번지르르한 이상에 자신의 이기심을 포장하고 마약왕으로써 자부심을 얻던 월터는 제시가 납치되고, 행크가 죽고, 그제서야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는다. 사랑하는 와이프를 정신적 고통에 집어넣고 범죄에 연류시키고, 아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고, 동서를 간접적으로 괴롭히다 배신하고선 그를 죽게 만들었다.
여기서 다시 그가 시작한 마약일을 시작한 목적을 되새겨보자. 가족을 위한 돈. 좀 더 포괄 적으로 말하자면 '가족의 행복'이다.
목적을 못 이루긴 커녕 반대로 이루어버린 아이러니다.
마지막에 가서야 월터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자살 가까운 처리를 한뒤 자신의 사랑이던 블루를 바라보다 죽는다. 그는 블루를 사랑했다.
가장 아이러니한 부분은 월터가 종적을 감추던 중 들은 암 호전 소식이다.
시리즈 중반부터 사실상 암은 잊고 산다. 그리고 마지막엔 거의 다 낫는다. 결국 암이란 건 그저 핑계에 불과하고, 그가 마약왕이 된건 순전한 그의 욕이였음을 시사한다. 설령 처음엔 아니였을지도 말이다.
이런면에서 월터를 가장 잘 아는건 순수한 제시다. 처음부터 자신이 범죄자란 걸 인지했고 가장 도덕적이기에 일을 그만두고자고 했다.
그렇다고 면죄부를 받진 않았고, 여자친구 2명이 죽고 노예생활하고 별걸 다 겪다 은거하는 결말을 맞는다.
처음에 나온 투코가 그냥 쌩 범죄자였다면 거스는 월터와 비슷한 포지션이다.
거스는 인생 자체가 복수극인 인간이다. 그는 월터에 반해 잘못된 목적을 이루고자 너무 미친듯이 노력했고 복수를 하고 자신도 같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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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뒤에 거창한 해석. 혹은 리뷰를 하려다가 끝내지 못했다. 3년 전에 쓴 글이라, 내가 쓴 거 같지가 않다.
지금까지 읽은 예전 글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어서 올린다. 말투는 지금보다 오히려 나은 거 같다. (비격식체를 존나 쓴다는 것 빼고...) 이 때 책을 열심히 읽어서 그런가...
어이없는 부분이 있긴하다. 초반에 <노킹 온 헤븐즈 도어>라는 영화를 언급하는데... 난 저것을 본 기억이 없다. 까먹은 것일까봐 인터넷으로 찾아봤는데, 정말... 전혀 기억이 없다. 대체 어디서 듣고 쓴 말일까...